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은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술술 나온다는데, 저는 그 질문 앞에서 항상 3초쯤 정적이 흘렀거든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하는 일? 딱히. 남들이 자주 물어보는 주제? 그것도 딱히.
그런데도 이상하게 "1인 기업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만은 꽤 오래 갖고 있었습니다. 시간도 없고 돈도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용감했다기보다는, 뭘 모르니까 용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시도: 카페 재고관리 앱
처음 만든 건 작은 카페나 소규모 매장을 위한 초간단 재고관리 웹앱이었습니다. 거창한 계획이 있었다기보다는 "일단 뭐라도 만들어보자"는 마음이 컸어요. 프로토타입은 그럭저럭 완성됐는데, 여기서 큰 벽에 부딪혔습니다. 바로 "그래서 이걸 누구한테 보여줘야 하지?"라는 문제였죠. 발로 뛰며 카페를 돌아다니는 건 저랑 안 맞았고, 대신 온라인 소상공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그런데 홍보를 고민하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럴 거면 블로그부터 하나 만드는 게 낫지 않을까?" 이 한 문장이 이후 몇 주간 제 밤잠을 상당히 많이 앗아갔다는 사실을, 그때의 저는 전혀 몰랐습니다.블로그, 그런데 자동으로
그냥 블로그를 만드는 거였다면 이렇게 파란만장하지 않았을 겁니다. 문제는 제가 "발행까지 최대한 자동으로 돌아가는 블로그"를 목표로 잡았다는 것이었어요. 유튜브에서 AI로 콘텐츠를 자동 생성해서 애드센스 수익을 낸다는 사례들을 보고 나니, "나도 이 정도는 만들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그렇게 '일상생활 따라잡기'라는 블로그가 태어났습니다. 일상 정보와 생활에 도움 되는 프로그램·앱을 소개하는, 나름 진지한 목표를 가진 블로그였죠. 그리고 이 블로그를 계기로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동화"라는 단어를 몸으로 배우게 됩니다. 정확히는, 자동화가 얼마나 자주 조용히 멈추는지를요.아이폰으로 코드를 짜겠다는 무모함
가장 먼저 부딪힌 벽은 어이없게도 "붙여넣기"였습니다. 자동화 코드를 편집기에 넣어야 하는데, 아이폰으로 작업하다 보니 복사한 코드가 편집기에 제대로 붙질 않는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지만, 그때는 정말 "내가 뭘 잘못 만졌나" 하고 한참을 헤맸습니다. 알고 보니 그냥 휴대폰으로 코드 편집기를 다루는 것 자체가 애초에 난이도 최상급의 도전이었던 거죠. 마치 젓가락으로 라면을 국물째 옮기려던 것과 비슷한 무모함이었달까요.그래도 결국은 굴러갔다
우여곡절 끝에 자동화는 실제로 작동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AI가 주제를 정하고, 글을 쓰고, 이미지까지 붙여서 블로그에 올라오는 걸 처음 확인했을 때의 기분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어, 진짜 되네?" 하는 얼떨떨함과 뿌듯함이 동시에 밀려왔어요.
물론 그 뒤로도 사건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블로그(네이버)를 만들면서는 또 다른 종류의 고생이 기다리고 있었고, 얼마 전에는 잘 돌아가던 자동화가 아무 예고도 없이 조용히 멈춰버리는 대형 사고도 있었습니다. 범인은 다름 아닌 '가짜 프로그램 파일'과 '한글 경로 인코딩 오류'라는, 이름도 낯선 녀석들이었죠. (이 이야
기는 다음 편에서 자세히 풀어드릴게요.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어서 웃음만 나옵니다.)
시간도 돈도 없이 시작한 1인 기업 도전기, 아직 성공했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적어도 "자동화라는 게 세팅해두면 저절로 굴러가는 편한 것"이라는 환상 하나는 완전히 깨졌습니다. 다음 편부터 하나씩, 겪은 그대로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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